새벽부터 봄비가 내리고 있다. 요즘 날씨가 제 정신이 아니라서
따듯한 느낌은 없다. 그렇지만 비 그치고 나면, 내가
그리워 하고 좋아하는 따듯함으로 가득찰 것이다^^.
봄비에 대한 시를 찾아봤다.
봄비
고정희
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
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
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
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
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
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
보리밭 잎사귀에 맙맞춤하면서
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
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
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
오 그리는 이여
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
우리들 가슴속에 수문을 열자
봄비 찰랑대는 수문을 쏴 열고
굼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
들에서 얼싸안고 아득히 흘러가자
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
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
일월성신 숨결 같은 및으로 떠오르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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